초가집 학교·모내기 동원… 앨범속 교동도 '그때 그 시절'
교동초 보관 2천여장 사진 스캔
'분교' 존재 새로운 사실 알려져
초등생 '왕골 화문석 짜기' 눈길
"학교 건물이 초가집이던 시절이 있었고, 초등학생들이 동원되어 모내기를 하던 때도 있었네요. 신기합니다."
인천 강화군 교동도 지역의 옛 모습을 입체적으로 기록할 아카이브 작업이 주목받고 있다. 난정평화교육원에서는 올해 '교동도 실향민 아카이브 구축을 위한 기초조사 연구용역'을 벌이고 있다.
용역에는 교동초등학교의 옛 앨범 속 사진들을 살피는 작업도 포함됐다. 용역 팀은 지난 14일까지 교동초에서 보관 중인 2천여 장의 사진을 스캔했다.
교동초 앨범 속 옛 사진에는 지금의 눈으로는 신기하게만 보이는 장면이 여럿 담겨 있다. 인천 교육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 사료로 평가할 만한 것도 많다.
가장 주목할 것은 '교동국민학교분교(喬桐國民學校分校) 2학년 일동'이라고 쓰인 사진이다. 교동초에 분교가 있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다가온다. 맨 뒤 안경 쓴 선생님 옆 초가집 건물 세로 간판을 확대해 보면, '교동국민학교동구분교(喬桐國民學校東區分校)'로 되어 있다. 교동의 동쪽 지역에 교동초 분교가 있었다는 얘기다.
학생들의 신발과 옷 등 당시 복식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헤어스타일도 흥미롭다. 남학생들은 하나같이 바짝 깎은 일명 '빡빡이 머리'를 했으며 여학생들은 눈 위로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자르는 '됫박머리' '바가지 머리'가 대다수다.
촬영 연대가 적혀 있지 않은 또 다른 사진 중에는 학생들이 종아리까지 물이 찬 논에 일렬로 죽 늘어서 모내기하는 모습이 있다. 학생들의 옷차림으로 보아 1970년대가 아닐까 추측된다. 이때는 전국 농촌 어디에서나 학생들이 농번기의 주요 인력이었다.
화문석의 고장 교동답게 초등학생들이 왕골로 화문석을 짜는 시간이 따로 있었음을 엿볼 수 있는 사진도 있다.
1978년 교동초 체육대회에서는 학부모로 보이는 여성들이 하얀 한복 차림으로 선녀 춤을 추는 모습도 있다. 참성단의 고장 강화도 교동의 체육대회 전통이었던 모양이다.
이번 아카이브 작업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교동도 아카이브 작업이 마무리되면 교동 지역의 다채로운 옛날 모습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