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교육청=김용경 시민기자)청라LH3차 아파트 작은 도서관에서 진행된 '사하린 동포, 한국어 수업'이 지난 11월 18일 마지막 수업을 끝으로 종료되었다. 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에서 주관하고 김봉순 시민교수의 지도로 이루어진 이번 프로그램은 8월 19일부터 11월 21일까지 매주 월, 목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총 50시간 과정으로 운영되었다. 당초 21일이 마지막 수업이었으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18일에 마지막 수업이 진행되었다.
▲프로그램 포스터
일제강점기 때 강제 동원되어 사할린으로 갔던 동포들이 한국에 오게 된 배경에는 1998년부터 시작된 사할린 동포 이주 정책이 있다. 이는 일본의 보상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일본 정부는 사할린 동포들에게 정착금과 집을 제공하여 한국으로의 이주를 지원했다. 초기에는 1세대 동포들이 주로 이주했지만, 나이가 들어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2세들이 한국으로 들어와 부모를 보필하게 되었고 현재는 이주 1세대와 2세대 모두 한국 국적을 취득하여 한국 사회에 정착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출석부에 서명을 하고있다
최근 한국에 입국한 사할린 동포들이 한글을 전혀 알지 못해 한국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재)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이 중심이 되어 사할린 동포들의 한국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해 한국어 수업을 진행해왔다. 사할린 동포들 중 일부는 부모님과의 일상적인 대화로 한국어를 조금 알고 있었지만, 한글을 읽거나 쓸 수는 없었다. 한 수업 참여자는 한국에 와서 구청을 통해 한국어 학습을 시작하게 되었다며 "부모님이 한국어를 조금 하셨지만, 글자는 전혀 몰랐다. 그래서 한국에 오자마자 한국어 선생님을 구해 공부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수업 하기전에 인사나누고 있다
대부분의 사할린 동포들이 처음 한국에 오던 시기에는 한국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대다수는 한국어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었고, 간단한 대화조차 어려워했다. 한 학습자는 "처음에는 전혀 읽을 수 없었는데, 이렇게 배우게 되니 이제는 길을 가다가 간판을 읽을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배움의 소감을 말했다.
▲ 수업을 마치고 소감을 말하고있는 김갈리나부회장
수업은 기초부터 시작해 점차 회화로 이어졌다. 처음에는 자모음부터 시작하여, 연음이나 받침 변화 등을 배우고 문법을 익혔다. 이후, 간판 읽기와 일상 회화에 중점을 둔 수업이 진행되었다. 김봉순 강사는 "글을 쓰기보다는 말하고 읽고 듣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생활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한국어를 가르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전혀 소통이 되지 않았던 학습자들이 이제는 약 50% 정도 소통할 정도로 성장했다”며 지도 강사는 "몇 주 동안 기초 공부를 마친 후, 학생들이 실제로 대화하고 간판을 조금씩 읽을 수 있는 모습을 보니 너무 뿌듯하다"며 즐거워했다.
▲수업을듣고있는 모습
▲수업을 하고있는 김봉순 강사
한국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이들은 서로 격려하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 학습자들은 "처음에는 단어조차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이제는 간판을 읽을 수 있어 한국 생활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하며, 점차 한국 사회에 적응해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언어 능력 향상뿐만 아니라, 그들의 일상과 삶의 질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과정이 되었다.
▲수업교제
또한, 사할린 동포들은 한국어를 배우는 것만큼이나 서로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있으며, 한국 사회에 더욱 잘 적응하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한 학습자는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 사람들과 조금씩 소통하게 되었으며 나만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단체사진
기초부터 차근차근 쌓아온 한국어 능력은 그들의 일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제는 간판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도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사할린 동포들이 한국어를 배우며 한국 사회에 적응해가는 모습은 그들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언어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국에서의 새로운 삶에 잘 정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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