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고등학교 강경주교감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교감선생님으로부터 ‘선생님을 존중합니다’라는 말은 들은 적이 없지만, 강경주 교감선생님께서는 업무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탑재하시고 교무를 수행하시는데 하위 직원이라고 무시하는 법이 없으십니다. 불만을 제기했을 때 조차 사실에 근거하여 조목조목 말씀하시어 금방 수긍하게 하십니다. 감히 짐작하건데 그만큼 똑똑하니까 불만의 소리에도 화냄 없이 유쾌하고 온화하게 대응하시는 것 같습니다.
강경주 교감선생님께서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똘망초롱한 눈빛에다 청년 같은 젊은 에너지까지 뿜뿜하여 지시에 기꺼이 동참하게 하는 리더쉽이 분명 있으십니다. 힘겹게 일하여도 뭐가 그리 못마땅한지 무시와 지적질을 일삼는 관리자를 만나면 맘고생하다 질병까지 얻곤 하는데 강경주 교감선생님과 함께한 1년 반 동안 열심히 근무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내가 존중받는다’라는 생각이 드니 아파도 질병조퇴 안하고 근무하게 되는 식이었습니다. 교감선생님께서 다른 학교로 인사발령 날까봐 조마조마했는데 애석하게도 우리 학교를 떠나셨습니다.
이른 등교 시간부터 학생들과 일일이 주먹인사를 나누시어 깜짝 놀랐습니다. 슬리퍼 신고 오는 학생들에게 나 같으면 “슬리퍼 신고 학교에 오면 어쩌냐? 그러다 다친다”라며 훈계식으로 말했을텐데 강경주 교감선생님께서는 웃는 모습으로 학생과 주먹을 맞대며 뭐라 말씀 하셨는데 지금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학생들에게 타이르듯이 협조를 구하는 말씀이었습니다. 이렇게 ‘칭찬합니다’에 글을 올릴 요량이었다면 메모를 해 두었을텐데... 나의 아둔함이 아쉽습니다.
부서 협의회 자리에서 어느 선생님 왈 “하루에 교감선생님을 만나는 횟수가 5~6회 정도 된다” 그러고도 남을 분이라는 것을 알기에 참석자 모두가 빵 터지게 웃었었지요~ 교감선생님께서 얼마나 이곳 저곳을 살피며 다니셨으면 우리 학교처럼 넓은 교정에서 하루에 5~6회를 만날까요?
2022년 수능시험장에 방역요원으로 출장갔을 때 모중학교 선생님들로부터 강경주 교감선생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학교 홍보차 강경주 교감선생님께서 해당 중학교를 방문하셨다는데 “에너지가 엄청 나시다” “대단하시다”며 웃으며 이야기 하는데 왜 그럴 때 있지 않나요? 좋은 사람 이야기 할 때 저절로 지어지는 행복한 모습요? 딱 그런 것이었습니다. ‘역시 보는 눈은 다 똑같구나, 내가 늘그막에 관리자 복이 있구나!’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릅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다른 선생님들에게 의견을 물으니 “전문가로 인정해 주고 존중해주어 열심히 일 했다” “되게 꼼꼼하시다” “의견 청취를 잘 하신다” “충분히 논의를 하시고 결정하신다” “행사가 있으면 손수 진행하신다” “복무관리를 철저히 하셨다” “강경주 교감선생님과 또다시 근무하고 싶다” 였습니다.
내가 느꼈던 가장 좋았던 2가지를 말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2023년 2월 둘째주 봄방학 때 부서별로 교무기획부에 연수자료를 제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2월 27일 교직원 워크숍이 있었습니다. 처음 보는 연수 시스템에 반갑고 좋았던 이유는 코로나19 이전 어느 해 3월 2일 교직원 협의회 시간에 감염병관리 자료를 만들어 선생님들께 배부하고 마이크를 잡고 “감염병이 유행하면 휴교까지 하니 감염병 관리를 철저히 해야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교직원 협의회 시간이 끝나자마자 당시 교감선생님께서는 나를 부르시더니 얼굴을 찡그리며 “이게 뭐 그리 중요하다고 이렇게 하냐” 질타를 하셨습니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아 이후 코로나19가 유행할 때까지 감염병관리 연수를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부서에서도 연수를 준비하지 않았는데 보건교사 혼자 학기초 첫 날에 감염병관리 연수를 한 것이 잘못이었던 것이었습니다. 당시 나에겐 큰 상처였기에 관리자 눈치 안보고 마음 놓고 감염병 연수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위크숍 자료를 준비하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두 번째는 3학년 교실을 별관에서 후관으로 이전한 것입니다. 교내 곳곳을 다니시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묘안을 찾으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별관이 동향이라 그런지 1~2학년과 달리 3학년이 추위 노출이 일러 10월말이면 3학년 학생들의 얼굴이 푸르딩딩했었는데 올 겨울부터는 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어 좋고, 급경사 계단에서 넘어질까 걱정하지 않게 되어 좋고, 보건실이 가까워져서 좋고, 급식실 갈 때 학생들이 우산을 안써서 또 좋습니다.
교사들에겐 AI시대에 따른 혁신과 올바른 복무를 강조하셨고, 학생들에게 하셨던 현실적인 훈화 말씀도 기억에 남습니다. 똑똑하고 화이팅 넘치며 무엇보다 하위직원들을 존중해 주는 강경주 교감선생님, 부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하며 좋은 관리자를 만난 기억을 가지고 2027년 정퇴할 수 있게 될 것 같아 강경주 교감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