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병원에 가서 의사샘에게 치료받고 약먹으면 낫는게 당연한 건줄 알았는데.. 저희 둘째가, 하루에 기본 4회, 보통은 6~7회를, 한달이면 기본 120회, 보통 200여회를, 평생동안 자기 몸에 스스로 주사를 해야 살 수 있다는 믿기지 않는 현실 앞에서 그대로 병원에서 인생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밖에는 없었습니다.
주사도 힘든데, 모든 음식 앞에서 탄수화물 양을 계산해서 주입할 인슐린 용량을 정하고, 단백질 지방이 소화될 때, 다시 올라가는 혈당을 잡기 위해 인슐린 주사를 또 해야 하고, 몸 마음 컨디션에 따라 필요한 인슐린 용량도 매번 다르기에, 고혈 저혈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는 삶이라니요. 위험 노출을 최소화하지 않으면 10년 20년 후에 아이 인생의 정점인 20~30대부터 합병증으로 평생을 시달린다니. 가슴이 조여들어 숨이 안쉬어졌습니다.
왜 신은 나에게 이런 형벌을 내리셨을까. 하루 세 끼 먹는 것 만으로도 진이 다 빠지는 이런 삶이 의미가 있을까. 나는 매일 동동거려도 살기가 힘든데, 다른 사람들은 다 편하게만 사는 것 같고. 세상에 대한 원망이 하늘을 찌르니. 묻지마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의 심정이 백번 이해되고. 누구라도 걸리기만 하면 너죽고 나죽자. 할 것 같은 상태에 이르는..
1형 당뇨 환우를 위한 조례 추진을 위해 간담회에 참석해서 내 아이가 특별한 아이가 되었다는 사실을 내 입으로 말하는 제 자신이 낯설었는데, 아픈게 무기인 것 마냥 힘든 것 투성이라고 말하는 제 자신이 너무나 처량했는데... 각 부서 장학사님들이 간담회 자리에서 교육청과 학교에서는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이런이런 요청들은 어떤어떤 이유들로 인해서 수용이 어렵다고 번번히 말씀하시니 더ㅠㅠ..
그럼에도 팀장님께서 성심성의껏 환우부모들의 입장을 이해해주시고 장학사님들께서 어려우셔도 최대한 수용해주실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어주시고, 내부적으로도 협조해서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써주신 팀장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틀 후 수요일 교육청 연수에, 조례 통과에 대한 감사함과 기쁨을 가지고 늘 음지에서 아픈 아이 보살피느라 힘든 1형 환우 부모들이 함께 참석할 예정입니다. 연수자리에서 조례 통과로 인해 달라지는 학교시스템, 지원내용 등을 간략하게 안내해주시면, 1형 환우 부모로서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우리 아이들의 학습권 건강권 보장을 위해서 앞장서서 애써주신 조미선 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